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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국전력공사)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김피터R 2025. 3. 28.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전기.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불을 켜고, 에어컨을 돌리는 순간에도, 그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 깊게 고민해본 적은 많지 않을 거예요. 그 뒤엔 늘 조용히 뒤에서 움직이는 두 회사가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오늘은 이 두 전기 산업의 중심축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전기의 고속도로,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전력공사, 줄여서 한전은 1961년부터 우리나라 전기를 책임져온 존재입니다. 전봇대에서 보던 이름, 고지서에서 보던 이름, 늘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회사죠. 한전이 하는 일은 단순히 전기를 보내주는 걸 넘어서, 전기를 생산한 발전사로부터 사오고, 거대한 송전망과 배전망을 통해 가정과 산업체로 보내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한전은 전기의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곳이죠.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전은 흔들렸습니다. 국제 연료비는 오르는데, 전기요금은 쉽게 못 올리는 상황. 공공기관으로서 국민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적자를 감수한 채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에너지 전환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태양광, 풍력 같은 변동성 큰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기존 전력망에 효과적으로 연결할 것인지도 큰 과제가 됐습니다. 디지털 전환도 화두입니다. 스마트 그리드, 인공지능 기반 전력 관리, 전력 거래의 디지털화까지 한전은 전통적 시스템에서 미래형 전력 회사로 바뀌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전력 생산의 심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수원, 즉 한국수력원자력은 발전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전체 전력 생산의 약 30%를 책임지는 이 회사는 원자력 발전소와 수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리, 월성, 한빛, 한울 등 우리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의 발전소들이 모두 한수원의 손에 있죠. 원자력이라는 이름에는 언제나 찬반이 따르지만, 효율성과 안정성 면에서 여전히 강력한 발전 방식임은 분명합니다.

한수원도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원전 정책, 노후화된 원전의 수명 연장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뒤따릅니다. 이런 가운데 한수원은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은 UAE 수출로 이어지며 그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최신 원전들은 더욱 안전한 설계와 시스템으로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죠.

 
 

생산과 유통, 각각의 과제

이 두 회사는 모자 관계입니다. 한전이 지분을 51% 보유한 자회사로 한수원이 존재하지만, 각자의 역할은 분명히 구분됩니다. 한수원이 전기를 만들고, 한전이 그것을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구조. 생산과 유통의 연결, 그 끊어질 수 없는 고리를 이 두 회사가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중립, 디지털화,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도전 속에서 이 두 회사는 나란히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시대에 안정성을 지키는 것, 기술로 변화에 대응하는 것, 그리고 국민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 모두가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투자자의 시선으로 본 두 기업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두 기업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전은 공공성 중심의 정책 부담과 연료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변동하는 구조를 지녔습니다. 배당이나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지 못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한수원은 아직 비상장이지만, 기술 경쟁력과 해외 원전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기업공개(IPO)가 추진된다면 큰 투자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기술자산과 운영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매일 켜는 전등 하나, 스마트폰 하나에 이들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 조용히 움직이지만 없으면 안 되는 존재,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이들이 만드는 전기의 흐름 속에 우리의 일상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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